생텍쥐베리 - 야간비행/남방우편기 소설


야간 비행·남방 우편기
생텍쥐베리 저
허희정 역
펭귄클래식 코리아
10,000원


 생텍쥐베리는 소설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였다.
야간 비행과 남방 우편기는 조종사로서의 경험이 담겨져 있는 소설들이다.

 두 소설은 크게 비행사로서의 비행 당시의 감상과 
일상적인 시민으로서의 이야기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.
비행사로서 바라보는 세상의 묘사는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다.
묘사를 다시 설명하거나 축약하는 것은 작가가 묘사한 그 이미지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.
고등학교에 다닐 때,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시를 좋아했었다.
생텍쥐베리가 묘사한 비행할 당시의 풍경이 바로 그러한 시와 비슷하게 잘 그려지고 있다.

 생텍쥐베리는 풍경이나 상황뿐만 아니라, 인물의 고뇌도 굉장히 잘 표현했다.
감정에 대한 표현은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. 너무 식상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.
하지만 생텍쥐베리의 인물의 내면 묘사는 살아 숨쉬는 것 같다.
단지 순간 순간의 감정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, 그 상황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생각과 고민 등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.

 직장에서의, 사회적 지위에 맞는 위치의 인물로서의 해야할 일과 인간적인 면 사이에서 고뇌하는 리비에르,
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시절의 이미지를 되새기며, 이내 사랑을 이루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만 자크
이 두 사람에 대한 생텍쥐베리의 묘사는 소름 돋을 정도로 현실과 가깝다.

 그 중 인상 깊은 장면은 자크가 그의 애인인 주느비에브와의 유년시절의 추억과
너무 커 버린 어른이 된 그들이 불륜을 저지르며 함께 도피 여행을 가는 장면의 대비다.
사르트르의 구토에 나오는 것 처럼 우리는 특정 사물에 어떠한 추억을 투사시키고 고정시키는지도 모른다.
그 사물 자체로는 의미가 없을 지 모르지만, 우리는 그 사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.
이는 사물이 아니라, 무형물에도 통용될 수 있다고 본다.
여기서는 바로 추억인데, 이 첫사랑의 추억을 십년도 넘은 지금의 현실, 현재로 끌고 왔을 때
돈, 집, 지루하고 뻔한 일상생활에 치이지 않고도 그 추억을 아름답게 이어나가기 힘들다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온다.
굳이 인지하고 싶어하지 않는 잔인한 현실이며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.

 위 두 소설을 통해서 단순히 어린왕자의 작가로만 알았던 그의 진면모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.
그의 다른 작품인 인간의 대지도 챙겨 봐야겠다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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